'사이비교주 딸'이라는 낙인…'사린가스 테러범' 딸, 한국 입국 거부에 절규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 사건'이라는 미증유의 테러를 자행한 사이비 종교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 그의 셋째 딸 마쓰모토 리카가 한국 입국을 시도하다가 일본 공항에서 거부당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그녀는 EBS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자신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내가 그의 딸이다'가 초청되면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쓰모토 리카는 지난 27일 하네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던 중 항공사 직원으로부터 "한국에 입국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항공사 측이 한국 대사관에 문의한 결과 입국 불가 방침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명확한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마쓰모토 씨는 "어디에 연락해도 담당이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마쓰모토 리카라는 이름이 일본 안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조사해야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녀는 이러한 조치가 "나뿐만 아니라 많은 가해자 가족들의 살아갈 기운을 빼앗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995년, 그녀의 나이 13세 때 아버지가 일으킨 테러는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아사하라 쇼코가 체포된 후, 그녀는 '테러범의 딸'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채 살아가야 했다. 각급 학교로부터 입학을 거부당해 통신제 학교로 겨우 학업을 마쳤고, 2004년에는 와코 대학에 시험 성적으로는 합격했으나 "대학의 평온한 환경을 지킬 수 없다"는 이유로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도 아사하라 쇼코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곧바로 해고당하는 등 사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현재 심리상담사로 일하며 2015년 자전적 저서를 출간한 그녀는 인터뷰 등을 통해 "나의 삶을 살고 싶다"고 꾸준히 호소해왔다. 어린 시절 교단 내 후계자로 지목되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실권 없는 학대였을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그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극악무도한 범죄자의 딸'로 바라보며 싸늘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번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내가 그의 딸이다'는 바로 이러한 그녀의 고통스러운 삶과 속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동시에 영화는 그녀의 공개적인 행보가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는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며 사건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한국을 찾으려던 그녀의 길이 막히면서, '가해자 가족의 연좌제' 문제와 피해자들의 아픔 사이의 해묵은 논쟁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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