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 막으러 '국가유산'이 나섰다…우리 동네 향교, 종갓집이 '핫플'되는 마법

 전국 방방곡곡에 잠들어 있던 우리의 소중한 국가유산이 2026년, 역대 최대 규모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되살아나 국민의 곁을 찾아온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일, '2026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총 379건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해 진행된 355건보다 24건(7%)이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국가유산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문화, 자연, 무형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인적·물적 자원과 창의적으로 결합했다"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실질적인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크게 5개의 세부 분야로 나뉜다. ▲지역 유산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는 ‘생생 국가유산’ 135건, ▲향교와 서원을 인문학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 95건, ▲밤의 정취 속에서 유산을 만나는 ‘국가유산 야행’ 55건, ▲산사의 고즈넉함과 문화를 체험하는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 46건, ▲전통 가옥의 멋과 삶을 배우는 ‘고택·종갓집 활용’ 48건이 포함됐다.

 

가장 많은 135건이 선정된 **‘생생 국가유산’**은 잠자고 있던 지역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발굴하고, 현대적인 콘텐츠로 재무장시켜 살아 숨 쉬는 역사 교육의 장이자 지역 대표 문화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경북 영덕의 '나라를 지켜라! 월월이청청, 박의장, 신장군'과 같이 기존에 큰 호응을 얻었던 103개 프로그램 외에도, 대전 중구의 '단재의 길, 그 위에 서다', 인천 강화의 '스며드는 고을, 강화유수부' 등 32개의 참신한 신규 프로그램이 대거 포함되어 기대를 모은다.

 

95건이 선정된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은 엄숙하고 조용했던 향교와 서원을 생기 넘치는 문화 공간이자, 청소년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인문 정신의 요람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강원 동해의 '용산서원 문화정원으로 New-學(유학)가자!'와 같이 인기를 끈 84개 기존 사업과 더불어, 충북 영동의 '황간향교 맛, 멋, 풍류', 경북 김천의 '김산의진, 살아 숨쉬는 선비의 숨결' 등 11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선비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예정이다.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국가유산 야행’**은 지역의 핵심 국가유산과 주변의 문화 콘텐츠를 야간 시간대에 결합해 환상적인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총 55개가 선정됐다. 전북 익산의 '백제 국가유산 야행' 등 기존 44개 프로그램에 더해, 강원 정선의 '정선 국가유산 걷는 밤물관(밤에 걷는 박물관)', 전북 정읍의 '선비의 향기 연꽃으로 피어나다' 등 11개의 새로운 야행이 전국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을 준비를 마쳤다.

 

46건이 선정된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은 고즈넉한 산사가 품고 있는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다채로운 체험, 공연, 답사 형태로 풀어내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전북 남원 실상사의 '천년의 향기'와 같은 37개 기존 사업과 함께, 전북 진안 금당사의 '금당(金塘)이 동쪽으로 온 까닭은?', 경북 안동 광흥사의 '한글을 품고, 한글을 알린 광흥사' 등 9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산사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게 다가간다.

 

마지막으로 48건이 선정된 **‘고택·종갓집 활용’**은 종가와 고택에 깃든 의식주, 전통 의례 등 우리 고유의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체험하며 그 가치를 되새기는 사업이다. 경기 남양주에서 진행되는 '영조의 막내딸 화길옹주가 보내온 청첩장'과 같은 40개 기존 프로그램에, 전남 해남의 '600년 종가 이야기-녹우당 문예기행', 충북 단양의 '단양 조덕수 고택, 남한강 달빛 소나타' 등 8개의 신규 프로그램이 더해져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전국 곳곳의 국가유산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자 핵심 문화 자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