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살던 창덕궁 낙선재, 지금 가면 볼 수 있는 '뜻밖의 광경'

 고궁의 고즈넉한 정취가 흐르는 서울 종로구 창덕궁 낙선재에서 시간을 잇는 특별한 예술의 향연, 제3회 K-헤리티지 아트전 ‘낙선재遊(유) 이음의 합’이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지난 2일 개막한 전시장에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살아 숨 쉬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모습으로 가득했다. 전통과 현대가 한 공간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그 향취에 흠뻑 빠져드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나열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지속성’과 ‘연결성’에 주목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와 세이버스코리아, 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 그리고 빙그레가 힘을 합친 민관 협력의 결실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려는 공동의 목표 아래 기획되었다.

 


전시의 백미는 단연 우리 시대 최고의 장인들과 현대 작가들의 '이음'이다. 국가무형유산의 맥을 잇는 전승자부터 자신만의 색깔로 전통을 재해석하는 현대 작가까지, 총 51명의 예술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달항아리, 자수 병풍, 누비옷, 청자 등 140여 점의 작품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멋을 뽐내면서도 ‘전통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옛것을 그대로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감각으로 새롭게 빚어낸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미적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다.

 

오는 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창덕궁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문턱을 크게 낮췄다. 또한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 하루 세 차례 전문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관람의 즐거움을 더한다. 고궁의 가을 정취 속에서 우리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