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인정한 K-웹툰의 힘... '아시아의 디즈니' 꿈꾸던 네이버, 진짜 디즈니와 손잡다

 네이버웹툰이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디지털 코믹스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12일(현지시간) 디즈니와의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대표 작품들이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양사는 약 100편에 달하는 시리즈를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의 영어 앱 내 신설되는 디즈니 전용관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꿨던 네이버웹툰이 디지털 코믹스 시장의 강자로 인정받아 성사된 협업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전용관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은 총 다섯 가지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22~현재), '어벤져스'(2012), '스타워즈'(2015), '에이리언'(2021), '아주 오래된 이야기'가 포함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작품들이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 스크롤 웹툰 형식으로 재구성되어 새로운 독자층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웹툰 형식으로 재구성한 기존 작품 외에도, 디즈니·마블·스타워즈·20세기 스튜디오의 신규 오리지널 웹툰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이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는 슈퍼 히어로의 활약부터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모험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팬들은 친숙한 캐릭터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0월 뉴욕 코믹콘에서 이번 디즈니 파트너십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협업은 약 1년간의 논의를 거쳐 성사됐으며, 디즈니 측은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전통적인 만화 독자가 아닌 신규 독자층'을 대거 끌어들이는 점을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번 협업이 해외뿐만 아니라 Z세대 이용자에게 영향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양사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AI를 활용하지 않고 모든 작품을 전통적인 창작 방식으로 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콘텐츠의 품질과 창작자의 가치를 중시하는 양사의 철학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네이버웹툰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글로벌 웹툰 사업 총괄은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전설적인 유명 작품들을 모바일 세대에 최적화된 웹툰 포맷으로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며, "디즈니와의 협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디즈니와 함께 전 세계 팬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네이버웹툰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디즈니 소비재 사업 부문 비즈니스 개발 및 신규 사업 총괄 수석부사장(SVP) 다니엘 핑크는 "이번 협업을 통해 디즈니의 인기 프랜차이즈 세계관을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업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웹툰에 애정을 가진 글로벌 팬들과 깊이 소통하는 한편,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디즈니 스토리텔링을 경험할 미래의 팬들을 맞이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핑크 수석부사장은 외신을 통해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팬과 새로운 세대의 독자에게 다가가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